미국 정치와 비즈니스의 두 거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최근 극적으로 파국을 맞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때는 끈끈한 동맹으로 보였던 두 사람의 협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둘러싼 논쟁을 계기로 완전히 틀어졌다.
■ 머스크, 트럼프 감세 법안에 ‘직격탄’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감세 법안에 대해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법안이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아직 착공되지 않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과세를 대폭 높이는 조항을 콕 집어 문제 삼았다.
이러한 공개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과제인 OBBBA 법안의 상원 표결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두 사람의 갈등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 트럼프의 반격과 머스크의 ‘후회’
머스크의 비판에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반격했다. 그는 “가장 쉬운 예산 절감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며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스페이스X 등과의 연방정부 계약 해지를 시사했다. 실제로 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6월 초,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인수할 때 빌린 대출 채권의 시장 가격이 1달러당 0.95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머스크의 사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두 사람의 설전은 개인적인 공격으로까지 번졌다. 트럼프는 “엘론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내가 그를 내보냈다. 전기차 강제 구매 정책도 없앴다”고 비꼬았고, 머스크는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대선에서 졌을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심지어 머스크는 트럼프 탄핵 지지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극심한 갈등 이후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내 게시물들 일부를 후회한다”며 자신의 일부 과격한 발언을 삭제했다. 트럼프 역시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이며 잠시 봉합되는 듯했으나, 법안 논쟁이 재점화되며 갈등은 다시 불붙었다.
■ 정치적 동맹에서 ‘정적’으로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는 2024년 대선 당시 머스크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2억75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후원하면서 최고 실세로 떠오를 만큼 가까웠다. 심지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입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OBBBA 법안을 둘러싼 불만이 누적되며 머스크는 사임했고,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막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머스크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곧바로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라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해, 미국 정치 지형에 또 한 번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만약 신당 창당이 현실화된다면,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은 단순한 개인적 불화가 아닌 미국 정치의 구조적 대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 경제적 파장과 가격 정보
두 사람의 갈등은 단순한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장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6월 5일,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520억 달러(약 206조 원) 이상 증발했다. 또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당시 빌린 대출 채권은 액면가 1달러당 0.95달러까지 하락했다가 다음날 0.97달러로 일부 회복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가 발행한 이 채권의 금리는 연 12%로, 투자자들은 갈등 심화에 따라 더 높은 금리나 할인율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 머스크-트럼프 갈등, 앞으로의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OBBBA 법안의 상원 통과를 독려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내부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머스크 역시 신당 창당이라는 초강수를 예고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은 미국 정치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까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법안의 처리 결과와 머스크의 신당 창당 여부, 그리고 두 사람의 추가적인 행보에 따라 미국 사회의 판도는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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